최근에 나타난 사회현상 중의 하나가 연금, 즉 노후소득에 대한 관심의 증대이다.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준비하여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옳다, 그르다 하는 가치판단은 차지하고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 사회 및 선진국형 저성장시대의 도래 및 핵가족화 등에 따른 당연한 귀결로서 개인은 물론 정부도 이러한 원인에 대하여 정확하게 진단하여 제 때에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퇴직연금제도 추진배경과 개념
최근 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퇴직금제도의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작업은 이러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현재 사회·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제점이 여러 측면에서 지적되고 있는 퇴직금제도를 연금제도로 전환하여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체계로 편입시키자는 뜻이다.
퇴직연금제도를 가장 쉽게 표현하면 ‘퇴직일시금의 연금화‘를 위한 제도이다. 현재 근로기준법 제34조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시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금 대신에 사업주로 하여금 매월 또는 매년 일정금액을 사외의 금융기관에 적립·운용(확정기여형은 근로자 운용)토록 한 후 근로자가 퇴직하고 나면 매월 또는 매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일시금 수령도 가능함)
퇴직연금제도는 외국의 기업연금(occu-pational pension, corporate pension)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대부분 사업주가 우수인재 확보 및 장기근속 장려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실시하거나 공적연금을 대체하는 제도로 시행된다는 측면에서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퇴직연금제도의 유형은 그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 데 노동부가 검토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의 형태는 두 가지이다.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 DB형)’과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 DC형)’이 그것이다.
퇴직연금제도 운영방식과 특징
퇴직연금제도는 강제로 적용되지 않으며 아울러 현행 퇴직금제도 또한 폐지되지 않는다. 개별 사업장에서는 퇴직금제도를 계속 유지하든지, 퇴직연금제도를 새로 도입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1). 그러나 현재 퇴직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이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다만, 새로이 퇴직급여제도2)의 적용을 받게 되는 사업장은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하여 퇴직급여제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노사 모두 새로운 제도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해도 될 것이다. 근로자 퇴직급여제도의 운영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노사가 합의(근로자대표의 동의 또는 의견청취)하여 퇴직급여제도를 선정하여야 한다.
둘째, 퇴직금제도를 유지하거나 선택하는 경우 현행 퇴직금제도의 그것과 같다.
셋째, 확정급여형 및 확정기여형의 운영절차는 ‘규약작성 - 계약체결(확정기여형의 경우 근로자별 계좌설정이 추가) - 부담금 납입 - 적립금운용 - 탈퇴 - 급여청구 및 지급’등으로 이루어진다.
규약의 작성은 노사가 합의하여 해당 사업장의 퇴직연금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관련 법령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 선정, 가입자, 가입기간, 부담금, 급여의 지급3) 등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야 한다.
계약체결에 있어서는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모두 계약형태가 제한됨으로써 적립금이 사용자로부터 분리되어 사용자의 도산시에도 수급권이 보장되며 금융기관의 도산시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근로자의 연금수급권이 보호된다.
적립금 운용은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이 다른 바 확정급여형은 금융기관이 금융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한다. 이 경우 금융기관의 수익률이 낮을 경우 사업주는 금융기관을 변경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적립금의 운용이 시장의 원리에 맡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확정기여형은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운용방법 중에서 근로자가 선택하는 방법으로 운용된다. 이러한 근로자의 선택을 돕기 위하여 금융기관은 해당 금융상품의 이익 및 손실가능성 등을 제시하여야 함은 물론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서도 근로자에게 교육을 해줘야 한다. 또한 근로자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한다고 하더라도 노후소득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각 개인별로 주식 등 위험자산 운용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비중이 아주 낮은 수준으로 제한된다.
급여와 관련하여 급여수준은 확정급여형은 규약에 사전 정해진 액수를, 확정기여형은 근로자별로 적립금의 운영결과에 따라 다르게 지급된다. 또한 급여는 가입기간이 10년 이상(개별사업장에서 규약으로 그 이하의 기간을 정할 수 있음)으로써 55세 이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연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퇴직연금제도의 도입효과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될 경우 근로자에게는 기업이 도산해도 수급권이 보장(금융기관에 적립된 부분에 한해)될 뿐 아니라 연금과세 체계의 적용에 따른 과세이연으로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사업주의 경우도 부담금을 매월 또는 매년 적립함으로써 퇴직금 부담을 평준화할 수 있으며 근로자가 퇴직적립금의 운용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근로동기를 고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임금피크제 등 인력관리의 유연성도 제고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동성이 부족한 사업장이 퇴직연금제도를 실시하는 경우 사업주는 추가부담으로 인식할 수 있으나 퇴직연금제도의 시행은 강제가 아니므로 추가부담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으로 증권시장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금융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시장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퇴직연금의 경우 주식투자 등 자산운용에 대하여 규제할 예정이므로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현행 퇴직보험의 주식투자 비중이 1.4%에 불과한 바 이는 퇴직연금 도입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단, 장기적 측면에서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으로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노후소득보장 장치가 보완되어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에 도움이 되는 등 금융시장 여건이 호전되면 국제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등 금융시장에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확충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이는 퇴직연금제도 도입의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dhmolab@yahoo.co.kr" target=_blank>(dhmolab@yahoo.co.kr)
1) 일반적으로 노무관리 능력이 취약한 상시근로자 3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에는 근로자 전원이 개인퇴직계좌에 가입하는 경우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 경우 개인퇴직계좌는 사업주의 부담, 적립금의 운용 등 모든 면에서 확정기여형과 동일하다. 따라서 ‘퇴직연금규약’작성의무만 면제된다고 할 수 있다.
2) 퇴직급여제도란 퇴직금제도, 퇴직연금(DB형·DC형)제도를 총칭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부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에 규정된 것으로 동 법(안)은 새로이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와 현재 근로기준법에 의해서 시행되는 퇴직금제도를 포괄하여 규정하고 있다.
3) 확정기여형의 경우 여기에 부담금의 부담 및 납부, 적립금의 운용, 적립금의 운용방법 및 정보의 제공, 운용현황의 통지, 중도인출 등이 추가로 기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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