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사 부문의 가장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하면 우수 인재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유지 할 수 있는가?’이다. 청년 실업 급증 등 외부 노동 시장의 인재 수급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정작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쓸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라고 고심하고 있다. 이는 실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첨단 R&D, 글로벌 영업/마케팅 등 고급 두뇌 인력 수요에 비해, 노동 시장의 인력 공급은 그리 원활치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청장년층 노동 인구의 감소, 이공계 진학 기피, 국내 대학 교육의 질적 한계 등 사회 구조적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노동 시장의 인재 수급 불균형은 앞으로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업간 인재 전쟁(War for Talent)은 더욱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이러한 상황하에서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즉, 인재들에게 인기 있는 ‘직장 매력(Workplace Attractiveness)이 높은 회사’가 되는 길만이 장기적인 기업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 하겠다. 따라서, 향후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물론 직장 매력을 높이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백화점식 인사관리로는 힘들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기업들이 직장 매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모든 HR(Human Resource) 프랙티스들을 ‘백화점식’으로 늘어 놓고, 이를 다 잘해보겠다는 식으로 덤비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조직 자원의 현실적 한계로 인해, 기업들이 HR의 모든 프랙티스들을 완벽히 구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 운영될 경우 조직 자원의 낭비만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핵심 인재를 중심으로 이들을 효과적으로 확보/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기업이 분명한 색깔이나 특색 없이 단순히 백화점식 HR을 전개하는 것은 핵심 인재 확보/유지에 그리 바람직한 접근 방식이 될 수 없다.
인사도 선택과 집중이다
인재 전쟁 시대에 살아 남아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앞으로 인사는 철저히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선택과 집중이란 조직 자원의 한계를 고려하여 철저히 자사의 강점을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시키고, 이를 강화해 경쟁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마인드를 의미한다. 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원의 한계로 인해 금전적 보상, 비금전적 보상, 근무 환경 등 모든 요인에서 경쟁사보다 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철저히 구분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재 마케팅 시각을 견지하라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보다 새로운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HR이 ‘회사가 종업원을 고용하여 일을 시키고, 그 대가로 월급을 준다’는 전통적 고용 관계론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인재를 종업원이 아니라, 지식과 시간을 주고 직장을 사는 회사의 고객으로 보고, 이들을 어떻게 만족시켜 확보/유지할 것인가’하는 ‘인재 마케팅적’ 시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향후 인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선택과 집중 관점에서 차별화 된 HR의 전개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인사에 있어서도 마케팅 관점의 견지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첫째도 차별화, 둘째도 차별화, 셋째도 차별화’라고 할 만큼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차별화의 가치를 매우 중시한다. 이제 인사에 있어서도 인재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여 HR 서비스의 역할과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내외부 구성원들의 인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차별적인 직장 이미지 구축이 핵심
인재 마케팅 관점에서 차별화 된 HR을 전개한다는 것은 회사의 색깔을 분명히 하려는 노력이라 하겠다. 이를 통해 인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보다 특색 있고, 매력적인 직장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새로운 인사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고용 브랜드(Employment Brand) 이미지 구축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소위 해외 선진 기업은 고유의 직장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제너럴 일렉트릭사는 ‘경영자 사관학교’,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 휴렛페커드사는 ‘첨단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많은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과학 기술자를 우대하는 강한 R&D 컴퍼니’라든지, ‘최고의 영업맨들이 모인 마케팅 컴퍼니’라든지, ‘일은 많아도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장’등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사도 이를 토대로 내외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회사 나름의 차별적인 ‘종업원 가치 제안(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할 수 있다. 여기서 EVP란 회사가 종업원에게 다른 회사에 비해 차별적으로 잘 제공해 줄 수 있는 가치(보상, 일 등)를 의미한다. 제품 브랜드 관리의 기본이 고객의 숨겨진 니즈와 행동 패턴을 규명하여 시장을 세분화해 접근하듯이 차별적 고용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도 내/외부 노동 시장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통해,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회사에 적합한 인재가 자발적으로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판단해 회사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EVP에 대한 사전 조사, 설계/개발, 활용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이 요구 된다.
● 타겟 인재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라
우선, 인재들이 원하는 가치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향후 회사가 장/단기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타겟 인재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이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및 스킬을 규명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그들을 동기부여 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타켓 인재들의 니즈에 부합한 EVP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은 외부 인재에 대한 조사 뿐만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의 니즈, 기대 등도 파악해 장기적으로 내외부 노동 시장의 모든 인재들이 신뢰할 수 있는 EVP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타겟 인재의 특성에 따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EVP를 제안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니즈는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R&D 연구 인력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원하고, 영업 인력들은 성과에 따른 강한 보상을 원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회사는 각 업무 특성에 따라 인재들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해서 업무 영역별로 적절한 가치 제안을 달리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HR 전개의 유연성과 차별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
● 회사의 상대적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라
차별화 된 EVP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재들이 회사에 바라는 가치 중에서 자사가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회사의 강점 요소,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요소, 그리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요소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기준으로 직장 이미지를 차별적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조직 자원의 한계를 고려해 볼 때, 구성원들이 원하는 모든 요소들을 반영하려 한다면 현실적으로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일례로, 콘테이너 스토어사는 ‘구성원의 학습과 업무 자율성 부여’라는 EVP를 종업원들에게 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김으로써, 동종업계 평균 이직률의 1/4 이하로 이직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자사의 강점이 금전적 보상 제공보다는 비금전적 요인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구성원들이 충분히 학습하고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한 결과라 하겠다.
●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라
내외부 인재들에게 제공되는 EVP는 조직 전략, 내/외부 노동 시장 및 인력 특성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히 관리될 필요가 있다. 인재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별적인 EVP는 단지 일회성 이벤트만으로 정착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마케팅 팀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듯, 고용 브랜드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인사 부문에도 인재 마케팅 관점에서 EVP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들은 제품 브랜드 관리자와 같이 지속적으로 회사의 직장 이미지를 모니터링하고, 인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직장 이미지를 고민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전략과 HR을 긴밀히 연계하라
인재를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과 분명히 구별되는 차별적인 직장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지만, 차별적인 직장 이미지가 단지 선언적인 외부 홍보 수준에 머물 경우,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HR은 차별적인 직장 이미지 제고 방향에 맞도록 개별 HR 프랙티스를 설계하고,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출발점이 전략과 HR을 긴밀히 연계하는 것이다.
● 전략적 게임 플랜을 명확히 정립하라
전략과 HR이 긴밀히 연계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 전개시 차별화 된 전략적 게임 플렌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기업들의 현실을 보면, 대개 사업 전략 수립 시 언제까지 ‘매출 얼마’, ‘경상 이익 얼마’ 등 정량적 목표 수준을 정하는 데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차별적 직장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향후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야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이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승부를 걸어야 할 사업이 무엇인지, 남들보다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사업 전략의 ‘How-to’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의 실행을 도울 수 있는 HR의 전개 방향도 분명히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과거와 같이 획일화 된 HR로는 인재 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사업 특성, 전략적 지향점에 따라 요구되는 인재의 특성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며, 이에 적합한 HR을 차별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그림> 참조). 예컨대, 사업 전략의 ‘How to’가 명확해야,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재의 요건도 구체화 할 수 있다. 단순히 총론적으로 ‘R&D 박사급 인력 몇 명 필요’라는 식으로 정의해 놓고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인재’인지 ‘이들은 어떤 배경, 자질, 경험 및 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그리고 ‘그런 인재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인재 확보/육성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인사의 전략적 역할을 강화하라
다음으로, HR도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HR의 전략적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은 CEO의 전략적 판단을 지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확립하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사업 따로’, ‘인사 따로’ 움직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업 전략을 구체화 할 때, 인사 부문도 적극 동참해 전략 실행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사람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CEO에게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과 HR이 만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GE사의 강점 중 하나는 전략과 HR의 강한 연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Session C’이다. Session C는 전략과 HR이 만나 사업 전략, 조직 구조 및 사람 관련 이슈를 함께 모여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HR도 사업 성과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에 대한 객관적 측정이 필요하다. 회사의 가치사슬 상에서 인사 부문이 실제 사업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HR Economic Measure(인사관리의 성과 관리 지표)’ 즉, 회사의 전략 실행에 적합한 ‘HR 스코어카드’ 개발에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0-03-03 20:22:45 인사및교육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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