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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을 위한 솔루션 ‘창업멘토링’

창업멘토링이 창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창업멘토링은 선배 창업자인 멘토(Mentor)가 후배 창업자인(Mentee)에게 조언과 가르침을 주는 일련의 활동을 가리킨다. 성공 확률은 높이고 실패율을 낮추는 것이 창업멘토링의 목적. 고용 없는 성장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 창업멘토링은 성공창업을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자 대안이 되고 있다.

멘토(Mentor)란
그리스 신화인 오디세이에 나오는 이름이다. 기원전 1200년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을 가장 믿을만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기고 떠나게 되었다. 오디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멘토는 친구이자 선생, 상담자인 동시에 때로는 아버지처럼 왕자를 보살폈다. 이후로 멘토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 상담 상대, 스승’이란 뜻으로 쓰이게 됐다.

1970년대 미국에서 기업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시작

오랜 세월을 거쳐 멘토링이 시스템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지난 1970년대 말. 미국의 경우 택배회사인 페덱스(Fedex)가 멘토링시스템을 도입한 후 제너럴모터스(GM)와 통신회사 AT&T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파됐고 중소벤처기업까지 확산됐다.

기업들이 멘토링을 실시하는 목적은 ‘현장훈련을 통한 인재육성’. 회사와 업무에 대해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 즉 선배사원인 멘토가 후배사원인 멘티(Mentee)를 일대일로 지도하고 조언을 해줘 멘티의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성장시킨다.

미국 기업리더십위원회(Corprate Leadership Council)가 지난 1999년 <포츈지>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멘토링을 받지 않는 사람의 이직 의도는 35%인 반면, 받은 사람은 16%로 나타났다. 인재육성 뿐 아니라 인재보유와 관리에도 멘토링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국제멘토링협회(IMA)가 실리콘밸리의 첨단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의 신입사원은 그렇지 않은 기업의 사원보다 회사생활과 업무에 평균 2~5개월 정도 빨리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기업의 멘토링이 일반화 돼 있다. 항공사인 델타 에어라인이나 유니온퍼시픽은 임원이 될 후계자 육성을 위해 18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단순히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핵심인력이나 리더로 육성하는 것이다.

사무기기로 유명한 휴렛패커드도 중간 관리자 육성을 위해 멘토링을 적극 활용한다. 입사 5~7년차의 직원 가운데 상사의 추천에 의해 멘티를 선발, 멘티들은 7일간 리더십 교육을 받고 개선이 필요한 2~3가지 항목에 대한 역량강화를 위해 멘토가 집중적으로 훈련시킨다.

휴렛패커드의 로즈빌(Roseville) 공장에는 100여쌍의 멘토링 커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멘토링에 앞서 하루 과정의 워크숍에 참석, 비디오 시청과 시뮬레이션을 하며 멘토링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화학업체인 듀폰은 리더들의 인재육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주요 수단으로 멘토링을 활용하고 있다. 듀폰의 리더들은 멘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지식도 얻으며 사고도 넓히는 동시에 인재육성 능력도 기르고 있다.

멘토링은 멘티 뿐 아니라 멘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멘토가 신입사원을 지도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기업 뿐 아니라 각급 학교와 교회, 교도소에서도 멘토링을 실시한다. 영국에는 여학생을 위한 과학 멘토링제도가 있다. 선진국에서 멘토링은 기업과 학교, 기관 등 폭넓은 분야에서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사회시스템으로 정착돼 있다.

창업멘토링 시스템 도입과 정책지원 시급

멘토링제도는 선진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멘토링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엄밀히 따지면 국내에도 멘토링이 시작된 건 오래전부터다.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사수(射手)라 불리는 선배사원 밑에 조수(助手)로 배치돼 업무를 배우고, 또 일과 후에는 소주잔을 나누며 인생 상담을 하는 것도 멘토와 멘티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기업들의 멘토링은 후견인을 지정해 공식화하고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예전과는 다른 점이다.

창업에서도 멘토링은 적용 가능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초보창업자가 먼저 창업한 사람이나 친지, 지인을 통해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 것도 멘토링이란 점에서 멘토링의 역사는 오랜 세월 동안 이뤄져왔다. 그러나 국내에 창업멘토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불과 3~4년 전. 몇 몇 창업컨설턴트들이 컨설팅 의뢰자들과 자신의 사이트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교육프로그램의 일종이었다. 이후 많은 창업컨설턴트들이 멘토링에 뛰어들었고 지자체와 정부기관에서 실시하는 창업교육프로그램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창업멘토링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은 서울시 실전창업스쿨과 소상공인지원센터. 창업수요가 증가하고 멘토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가맹본부와 인터넷쇼핑몰업체들도 창업멘토링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 유기농전문점 브랜드는 먼저 창업한 가맹점사업자가 후배 가맹점사업자들에게 판매노하우와 점포운영, 재고관리 등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준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만큼 가맹본부는 멘토가 된 가맹점사업자에게는 원재료비를 할인해주거나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기도 한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경매사이트가 운영하는 창업교육은 선배 판매자들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특징. 판매 물품별로 선배판매자가 멘토가 돼 판매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교육 과정 이후에도 교육생들 스스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창업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경매사이트는 멘토링시스템 도입으로 올해에만 100여명의 창업자를 배출했고 대부분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성공적인 창업멘토링을 하고 있는 정부산하 기관의 대표적인 케이스. 우수한 아이템을 가진 창업자들의 창업멘토 신청을 받아 선정한 14개 아이템 모두 창업에 성공, 현재 47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창업 실무지식 습득 방법 ‘창업멘토링’

이처럼 창업멘토링의 효과가 입증되고 또 알려지면서 창업교육 기관이나 업체, 단체로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예비창업자들도 멘토링보다는 주변사람이나 친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가맹본부의 설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멘토링이 무엇인지, 어디서 하는지 모르는 예비창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지자체나 정부산하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창업멘토링에도 취약한 부분이 있다. 멘토는 그 분야에 실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창업경험이 있는 멘토는 드문 것이 현실. 따라서 이론과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수백명의 회원을 거느린 멘토모임도 있지만 창업컨설턴트들이 운영하는 멘토 모임 회원은 10~20명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실질적인 활동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년에 한 두 번 갖게 되는 오프라인 모임의 참석률도 저조하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어렵기는 멘토도 마찬가지다. 모임에 따라 회원수의 차이는 있지만 멘토링에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더욱이 아무런 대가없이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희생정신과 열정없이는 절대 할 수 없다.

이런 탓에 창업멘토링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추세다. 창업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갖고 다양한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한 효율인 운영과 활성화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오프 라인모임은 점차 사라지고 온라인으로만 멘토링을 하는 멘토들이 증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과 실업으로 예비창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창업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80년대 국제경쟁력 약화로 야기된 대량 실업을 흡수한 것은 연평균 70만개의 창업이었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국내 현실에서 창업은 고용없는 성장시대에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창업이 활성화되고 또 정부도 그런 정책을 지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자금 지원에 의한 창업활성화 정책의 실패가 대표적인 사례다.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창업하면 실패자만 늘어날 뿐이다. 정부가 올해 영세자영업체 대책을 내놓은 것도 공급과잉의 무분별한 창업 때문이다. 창업의 실패는 개인적인 손실일 뿐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자원의 낭비를 가져오고 나아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한 창업활성화가 아니라 성공창업 정책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창업교육을 통해 실패율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국내서도 창업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예비창업자들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창업수요는 증가하는데 성공창업을 위한 자원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몇몇 곳에서 한두 달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예비창업자의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없다. 이론과 더불어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지식 습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창업멘토링이다. 창업멘토링이 성공창업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그러나 실업의 대안이 창업이라면 창업멘토링은 성공창업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이다.

오경석 기자 ohyes@changupportal.co.kr

월간 <B&F> changupportal.co.kr